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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가정의 달, 부모님 좋은글, 어머니 편지 감동 좋은글, 아버지께 편지쓰기 공모 대상작

Good writing(좋은 글)

by 진주쌤컴교실 2024. 5. 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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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서울 여대 사랑의 엽서 공모작 대상작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 때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은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 불러냅니다.

그러나 날 위해 밥을 짓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일상에 지치고 힘든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파하던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 본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도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세상 떠나신 후
이제서야 알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너무 많은 것을 알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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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편지쓰기 공모 대상작 / 김경연    (33, 성남시 거주),

<아버지! 죄송합니다>

내 가슴에 각인된 불효의 죄스러움이 너무 커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내 땅이라고는 한 뼘도 없는 가난한 소작농의 셋째 딸로 태어난 제가 남편과의 결혼을 며칠 앞두고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부모님의 가슴에 처음으로 피멍을 들게 했습니다.

‘엄마, 아빠! 딱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

결혼식장에서만큼은 큰아버지 손 잡고 들어가게 해 주세요.’

철썩!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앉아있던 오빠한테 뺨까지 얻어맞았지만 저는 단호할 만큼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잖아도 친정의 넉넉하지 못한 형편 때문에 부유한 시댁에 행여나 흉잡힐까 봐 잔뜩 주눅 들어 있었는데 꼽추 등을 하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많은 손님 앞에 선다는 것은 정말 생각하기조차 싫었습니다.

‘걱정 말그래이…. 요즈음 허리가 하루가 다르게 아파 오니, 내…. 그날은 식장에도 못 갈 것 같구나. 그러니 마음 아파하지 말고 그렇게 하그라….’ 행여나 시집가는 딸이 마음에 상처라도 입을까 봐 거짓말까지 하신 아버지!

상앗빛 순결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오신 손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큰아버지의 손을 잡고 행진하는 순간부터 북받쳐 오르기 시작한 오열로 결혼식 내내 눈물범벅이 되고 말았습니다.

덩그러니 골방에 홀로 남아 쓴 소주잔을 기울이고 계실 아버지를 떠올리며 다시는 아버지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저는 또다시 용서받지 못할 불효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허니문 베이비를 가져 시집가자마자 심한 입덧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어려운 시어머니께는 감히 내색도 제대로 못 하고 늦은 밤 친정집에 전화로 고통을 하소연하곤 했었죠.

잔정 많은 남편이 사다주는 음식들은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났고, 친정어머니가 투박한 손으로 무쳐주시던 겉절이와 텁텁한 청국장이 먹고 싶어 흉내도 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햇볕 따스한 일요일 오후, 화사하게 치장한 채 시어른들을 모시고 바깥 나들이하기 위해 승용차에 몸을 싣고 골목 어귀를 빠져나갈 무렵 제 눈을 의심하고 말았습니다.

얼굴을 잔뜩 숙인 채 꼽추 등에 보자기를 들고서 건너편 슈퍼에서 두리번거리는 한 노인네는 분명 나의 아버지 같았습니다.

‘아버지….’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으신데 설마….’ 하면서 아버지가 아니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무렵,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후 슈퍼로 물건 사러 나갔던 남편이 슈퍼 아줌마가 전해주더라며 조그만 보따리를 내밀었습니다.

‘야야! 너거 어미가 올라카다가 일 나가서 모도고[못 오고] 내가 대신 가지고 왔대이. 하나는 청국장이고 하나는 거쩔이[겉절이]다. 배골찌[배곯지] 말고 마싯게[맛있게] 먹그래이.’

맞춤법도 틀리게 어렵싸리 쓰셨을 쪽지를 보면서 사돈댁에게 흠 잡힐까 봐 들어오지도 않고 전해만 주고 가실 생각이었음을 짐작하고도 남았습니다.

‘장인어른도 참! 여기까지 오셔서 왜 그냥 가셨지?’ 남편도 미안해하는 눈치였습니다.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야만 올 수 있는 길을, 언젠가 한 번 들린 적이 있는 큰 언니한테 묻고 또 물어서 찾아오셨던 아버지! 딸네 집이 눈앞이면서도 물 한 모금 얻어 마시지 못하고 쓸쓸히 발길을 돌렸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시집가서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 반이나 깨닫는다고 했던가요…. 늦게나마 철이 든 저는 이제야 그 의미를 알 그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 번 저지른 불효는 그 어떤 효도로도 깨끗이 치유될 수 없는지 날이 갈수록 한스러워집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 남편 직장 때문에 따로 이사해서 친정과는 3백 킬로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으니 느는 건 눈물뿐이랍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부슬부슬 가랑비라도 내리는 날엔 사진첩을 벗 삼아 뒤적이다가 아버지 없는 결혼사진을 대할 때면 황량한 바람이 몰아칩니다.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날의 불효자식이 이제야 철이 들었나 봅니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앞으로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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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이문조 

아버지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힘들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아프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돈이 없어도 돈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돈이 많은 줄 알았습니다

이제
내가 아버지 되어보니
우람한 느티나무처럼
든든하고
크게만 보였던
아버지
그 아버지도

힘들때가 있다는 것을
아플 때가 있다는 것을
돈 없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장이니까
가족들이 힘 들어 할까봐
가족들이 실망 할까봐

힘들어도
아파도
돈 없어도
말을 못했을 뿐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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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김세실


엄마
듣기만 해도 
정겨운 이름이다.

엄마는 자식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식지 않는 사랑을
마르지 않는 사랑을 줍니다.

엄마는 나의 온 세상입니다.

빛입니다.
햇살입니다.
고향입니다.

그러나
난 엄마를 위해 
내어준 게 없습니다.

때때로
엄마 눈에 깊은 눈물 
고이게 하고...

엄마 
언제나 불러도
샘솟는 샘물입니다
맑은 옹달샘입니다

엄마는
내 잘못 
다 용서해 주시고 
안아 주십니다.

엄마의 
그 뜨거운 사랑으로
온 세상의 불신은 
환하게 녹아 내립니다.

엄마, 엄마
아름다운 별이 있는 밤
엄마 품에 
포옥 안기어 잠들고 싶어요.

엄마, 엄마
부를수록 충만하고
눈물이 솟구치는 
가슴저린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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