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은 사람 / 이해인
힘들 때일수록 기다려지는
봄날같은 사람
햇살이 쬐이는 담 밑에서
싱그럽게 돋아나는
봄 나물 같은 사람
온통 노랑으로 뒤덮은 개나리 같이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사람
조용한 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처럼
꼬옥 또 보고 싶은 사람
어두운 달밤에도 기죽지 않고
꿋꿋이 자기를 보듬는
목련같은 사람.
봄소식들을 무수히 전해주는
봄 들녘처럼 넉넉함을 주는
그리운 사람
너무나 따스하기에
너무나 정겹기에
너무나 든든하기에
언제나 힘이 되는 사람
그 사람은
봄날 같은 사람,
바로 당신입니다.
봄날/김용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아라
봄이 되면/나태주
봄이 되면
산과 들과 골짜기는
꽃과 신록으로 호사를 하고
개구리 울음 소리로
귀까지 호사를 하고
가진 것 별로 없는
나도 봄 따라
봄소식 / 용혜원
봄이 온다하기에
봄소식 전하려했더니
그대 마음은
아직도
한 겨울이었습니다.
봄 그리고 너 / 윤보영
가슴 따뜻한 너를
내가 봄이라 불렀더니,
넌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되었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너를 내가 꽃이라 불렀더니,
넌 나에게 다가와 향기를 내밀었다
그런 너를 내가 좋아하고 있다.
행복한 사랑을 하고 있다.
바람과 봄 / 김소월
봄에 부는 바람 바람 부는 봄
작은 가지 흔들리는 부는 봄바람
내 가슴 흔들리는 바람 부는 봄
봄이라 바람이라 이 내 몸에는
꽃이라 술盞이라 하며 우노라.
벚꽃 / 이외수
오늘 햇빛 이렇게 화사한 마을
빵 한 조각을 먹는다
아 부끄러워라
나는 왜 사나.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이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 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어느 봄날 / 나희덕
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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