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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에 관한 시모음, 구례산수유축제, 구례산수유마을, 구례 산수유꽃 개화 상황

Good writing(좋은 글)

by 진주쌤컴교실 2024. 3. 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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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에 관한 시모음 16)
  

산동 애가   /이시영

내 고향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가 아름다운 곳.
1949년 3월. 전주농림 출신 나의 매형 이상직 서기(21세)는 젊은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고구마가 감긴 밤참 도시락을 들고 산동금융조합 숙직을 서러 갔다.
남원 쪽 뱀사골에 은거 중인 빨치산이 금융조합을 습격한 것은 정확히 밤 11시 48분.
금고 열쇠를 빼앗긴 이상직 서기는 이튿날 오전 조합 마당에서 빨치산 토벌대에 의해 즉결처분되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간 아내가 가마니에 둘둘 말린 시신을 확인한 것은 다음다음 날 저녁 어스름.
그때도 산수유가 노랗게 망울을 터뜨리며 산천을 환하게 물들였다.


산수유피는 마을        /이 강
마을로 가는 길은 뱀의 몸을 닮았다
나는 지금 그 허리께를 더듬고 있다
뱀처럼 차가운 봄비가 나무에 덧칠하며 내린다
나무들이 부르르 떨며 천천히 초록을 꺼내 놓는다
파란 페인트칠한 대문 앞에 젖은 내가 도착한다
아직은 정정한 대문에서 노인이 나온다
나는 뱀의 몸을 더듬다 온 뱀꾼처럼 멋쩍게 웃는다
먼지 쌓인 마당이 나를 안내한다
처마 밑에 백열전구가 커다란 물방울처럼 매달려 있다
뒤뚱거리는 탁자 위에 막 도착한 햇빛이 반짝이고
참죽 새순으로 부침개를 해 온 노인의 머리에 시간의 먼지가 희다
내가 노래 한번 해볼까, 노인의 주름이 화사해진다
노인은 사람이 그리울 때 뱀의 능선을 내려간다고 했다
좀체 해가 들지 않는 방에서 홀로 불렀던 묵은 노래가
산수유 열매를 빨갛게 익히고 있다

 

 


산수유가 있는 새벽       /이건청
저 새를 따라가면
아버지를 보리라.
해 저물어 잎도 가지도 지워진
참나무 숲을 지나고,
불 꺼진 절간을 스쳐갈 때쯤
풍경 소리에 섞여 내리는
눈발도 보리라.
늦은 아버지 음성이
장지문을 건너와
늦도록 꿈결을 스치다 잦아들면
어린 날의 꿈자락엔 산수유 노란 꽃이
무리져 피어나곤 했었다.
……이제, 귀도 눈도 어두워진
이순의 아들이
불면의 밤을 지내고 아침
창을 열면
산수유 늙은 가지가
말라붙은 산수유 열매들을
매달고 있는 게 보인다.



산수유국에 들다 /문성해
그곳 서방정토의 삼월에는
꽃 이름을 앞 세운 국가들이 나뭇가지마다 열린다네
단 하나의 시조설화도 없이
산수유국 목련국 진달래국 매화국이
가난한 가지마다 봉긋봉긋 솟아오른다네
향기가 없으면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는 나라
향기로운 코 하나로 누구나 백성이 되는 나라
스스로 치장하고 목청 높여 백성들을 부르는 나라
하늘 아래 이보다 더 아름답고 곡진한 국가는 없을 터
그곳 서방정토의 삼월에는
백성을 호객하며 핵폭발로 태어나는 국가들이 있다네
거창한 국민헌장도 영토도 없는 나라
일체의 세금도 의무도 지우지 않는 나라
알 수 없는 곳에서 아기가 오듯 흥성스러운 날에
코에 담뿍 꽃분을 묻힌 백성들의 붕붕거리리는 한때*가 지나면
알 수 없는 곳으로 늙은이가 져내리듯
캄캄하게 져버리는 나라들이 있다네
그건 한순간의 일이라서
단 한명의 열혈 백성도 따라갈 수 없다네
* 장석주의 시 「붕붕거리는 한때」에서 인용함.



산수유차(山茱萸茶)       /최마하연
내 손은 차가우나 잡아 달란 말 못하고
님의 손은 따스하나 내 심정 아랑곳없네
무심한 님 아니었다면 찻잔만 쥐고 있진 않았을 것을



都心에서 핀 산수유      /김승기
버짐 먹은 겨울의
각질이 비듬으로 부서지는 봄날
교차로의 사거리 화단 모퉁이에서
산수유 피다
철쭉은 아직 삭정이로 잠들어 있고
소나무와 진달래는 언제 꿈에서 보았던가
기억이 아득하다
그릇된 인간의 욕심으로
매연이 숨을 막는 아스팔트 길
회색 콘크리트 빌딩 숲에서
잎보다 꽃을 먼저 피워야 하는 몸
도화지에 그려진 노란색 크레용 밑그림처럼
초라하다
남들 시선 아랑곳없이
꽃 피우는 일밖에 모르는 미련
나를 닮은 건 아닐까
눈으로 들어온 순간
꽃잎마다 바늘침 되어 온몸을 찔러대더니
그날 밤 열병을 앓아야 했다
꽃 지고 잎 틔울 때까지 봄날을 내내
몸살을 앓아야 했다
샛노란 꽃으로 피어나 파란 열매

 


산수유와 숲길           /박모경
구례 산수유마을
그곳으로 꿈길을 내었으니
내 눈은 그곳에 춥게 내려 앉았다
그냥 바람 부는 일에 전부를 주고
노오란 나비처럼 일어날 때
온다는 기별도 없었는데
올 줄 알았고
이 곳에서 산빛깔로 채우고 있으니
숲길마다
풀잎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었지
풍요로운 색깔
숨막힐 정도로 헤매이다
꽃대궐 이룬 곳곳
재너머 능선 빛깔로 달랐어
눈비바람 그것 다 맞으면서
홀로 이 세상에 올 때
그 누가 동행했지

 



산수유             /강우식
고사목이 다된 산수유가 어디서 물이 올랐나
봄의 온 기별은 용케도 귀신처럼 잘 알아서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까)
꽃 피고 열매 맺고 새잎도 돋았다.
늙었어도 할 짓은 다했다.
주책 망령이라고 누가 혀를 차랴.
산수유야 늬가 봐도 늬가 예쁘고 기특하냐.
그래서 몸 가득 꽃으로 치장하고 열매를 달았느냐.
늙은 내가 있는 그대로 너를 보아도
이 봄이 너에게는 마지막으로
꽃을 다는 봄이더라도
죽을 때까지 너무나 곱게 늙어서 고맙구나.



산수유            /나태주
아프지만 다시 봄
그래도 시작하는 거야
다시 먼 길 떠나보는 거야
어떠한 경우에도 나는
네 편이란다.

 


산수유, 그 환한 꽃자리     /김교희
부풀은 속내
총총 쏟아지누나
하늘 가득 자지러지는 노란 수다
한순간에
와락 안겨 툭, 터지는 봄날



산수유나무       /이재환
샛노랗게 핀
산수유꽃
예쁘고 곱기만 하네
어디서 왔는지
노란 나비 한 마리
반갑다고 입맞춤하네
사랑 나눈 산수유
가을 되면
예쁜 빨간 열매 맺겠네

 

 


산수유          /장유정
자그마한 앙증 노랗게
봄 노래한다
실바람 입에 물고
쌔끈쌔끈 잠자다 깨어
기지개 펴는 아가 빛 향기
노랗게 가슴 안긴다
여울 강 건너온 봄
산천이 꽃향기로 번질 때면
아지랑이 걸음걸음
봄볕에 논다



산수유             /이병율
산수유 꽃잎의 사랑
산수유 노란 꽃잎의 향기
뿌려주는 가파른 숨소리
정겨운 그 산길에서
설레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봄빛의 정겨움이 재잘거리는
그 입술에서
잃어버린 소녀를 보았고
소나무 등 기댄 입맞춤의 거리와
그리워 가슴 저려온 날들이
솟아나는 미완성의 열정을
잃어버린 줄 알았습니다
산 정상의 바위에 걸친
호수와 골짜기의 봄빛을 마시며
마주 본 가슴이
탐스럽게 두근거리며
맑아지는 영혼의 눈을 보았습니다
꽃잎의 손 만져 보고싶어
따스한 체온 가지고 싶어
설레는 가슴을 유혹 하지만
노란색 가련함이 달아날 것만 같아
차마, 그럴 수 없었습니다.

 


산수유           /이연옥
기다림에 시려 파르르 떤다
실핏줄을 타고
뿌리에서부터 올라온다
긴 한파를 잘 견뎌내고
보석 망울이 맺힌다
아픔이 있었기에
더 빛나는
예쁜 희망으로
온몸으로
봄의 생명을
황홀하게 안겨주는
당신
보고 있나요
시집가기 전
코티분 냄새 풍기며 전해준
고쟁이바지
엄마 생각날 때마다 만지고
엄마 보고플 때마다 볼에 쓰다듬고
코티분 냄새 맡던
고쟁이바지
다 낡아 해질 법도 하련만
엄마 사랑이 깊어
그리움이 깊어
해지지도 않는가 보다
산수유가 피는 마을 끝자락엔
코티분 냄새 남기고 떠난
엄마 그리워
하늘로 창을 내고 사는 이가 있다

  


산수유         /이 향  
황소개구리가 뱀을 삼킨다
눈 끔벅거릴 때마다 뱀이 조금씩 몸속으로 들어간다
밖에서 틀었던 똬리
안이라고 못 틀겠는가마는,
그 긴 것이 들어갈 때
황소개구리 눈은 더 튀어나온다
어쩌다 남의 눈으로 들어간 저 괴상한 울음이
노랗게 터지는 밤이다



산수유         /나영애
볕뉘 같은 겨울 햇살 그러모아
갈색 옷 속에 모은 노랑
빼꼼 언제쯤 나갈까 허공 간본다
붉은 주름지도록 엄니 지켜보셨다


산수유 (불멸의 사랑)        /허복희
밀양의 봄이 오고 있던 길묵
베넷골에 그리운 친구들이 모이던 날**
나는 처음 알았지
너가 가르켜 준 아름다운 사랑의 꽃 이름
산수유
사랑이 전부인 것 처럼 너는 살고 싶었고
슬픔이 전부인 것 처럼 나는 살고 있었네
두 손을 너울 거리며 너가 춤을 추며
나를 닮은 꽃이라 가르키던 그 꽃이 질 때
능수버들 같았던 너의 삶도 사라져 갔네...
산수유
보고픈 친구를 닮은 노란 미소를 띄고
올 봄도 약속처럼 찾아 왔건만
너는 돌아 오지 못하고
내 가슴은 너를 찾으며 산수유를 부른다
친구여!!
영원히 너를 잊지않고 내 가슴에 꽃을 피우며
나를 사랑해 주였던 너의 이름을
산수유 꽃잎에 새기리라...

 



산수유 예찬         /최현덕
마법의 꽃,
봄볕과 찐하게 내통 한 꽃이여!
꽁꽁 언 대지의 눈물을 받아낸 꽃
꽃바람 나팔수여, 봄을 끌어 낸 꽃이여!
겨울을 품은
울퉁불퉁 어두운 그림자
노랑저고리 입에 문 마술사 주술에 걸려
결합에너지로 변신하였네
각색의
세상 신음소리 곁에
양성에너지 가득채운 현수막 펼쳐
"봄이 왔네" 봄을 알리네.




산수유 그녀       /신영애
바짝 마른 산수유 열매 아프게 매달려 있다
나뭇가지에서 혹한을 견딜 때
탱글거리던 기억을 지워야 하는 봄이 오고 있었다
꽃망울 터뜨린 이른 봄날
아련한 꽃송이 뒤에 민망한 듯 숨어 있다
일찍 남편을 여읜 그녀
붉은 열매가 이빨을 물들일 때
구부정한 등으로 학비는 송금되었고
아들은 산수유나무보다 크게 자랐다
요양병원 침대에서
검붉은 산수유처럼 말라가고 있는 그녀
몽글거리는 아이의 배설물까지도
꽃송이처럼 바라보던 얼굴은 앙상하게 굳어 있다
손은 침대 모서리에 묶인 채
미음 줄로 연명하는 것이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
산수유 열매가 들어 있는 그녀의 눈
말라비틀어진 곳엔
수액 한 방울 올라가지 못한다
산수유 꽃은 언제나 서럽게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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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행사 > 축제 한눈에 모아보기 > 구례산수유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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