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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시 모음, 가을 이미지 모음,해바라기 시

Good writing(좋은 글)

by 진주쌤컴교실 2022. 9. 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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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기도​ / 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 보면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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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 나태주​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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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오면 /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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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 (문병란, 1935~2015)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 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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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 _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 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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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목가/최의상

9월 하늘이 하도 맑아
턱 올려 하늘을 보니
현기증의 아름한 시야로
저리 별빛이 찬란하다.

맑은 하늘의 티라면
흰 구름 한 점이며
녹음 짙은 숲에 티라면
누런 잎의 흔적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살아 온 날 잊을 수 없듯이
허무하다는 목가적 뉘우침도
오늘은 아름다워진다.

9월 하늘이 하도 맑아
하늘이 더욱 넓어 보이니
신의 영광이 은혜로 내리는 듯
내 마음에 평안이 젖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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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 박노해   

높아진 하늘에 해바라기가
몇몇은 목 잘린 해바라기가
커다란 꽃을 달고 서 있었다

너무 가늘고 여린 목줄기로
저렇게 크고 무거운 꽃을 받치고서
어떻게 거센 비바람을 이겨왔을까
나는 너를 안다

너의 목은 뻣뻣하지 않았다
너는 날마다 태양을 경배하며
오직 빛과 사랑만을 따라 돌아
고개 숙인 너의 목은 부드럽고 강인하였다

보라 눈이 멀어버린
저 해바라기의 검은 눈동자를

자 이제 때가 되었다
내 사랑의 순례 길은 끝이 났다
고개 숙인 내 목을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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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에게 - 이해인 

해님의 얼굴은
보고 또 보아도
자꾸만 보기 싶어
어느새 키만 훌쩍 컸구나
해바라기야

해님의 음성은
듣고 또 들어도
자꾸만 듣고 싶어
귀를 너무 세우다가
머리까지 너무 무거워
고개를 떨구었구나

그래
옆 친구와는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그리움이 하도 깊어
어느새 까맣게 가슴이 탔구나
해바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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