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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임인년 호랑이 시, 임인년 검은호랑이, 2022년 호랑이 응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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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쌤컴교실 2022. 1. 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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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호랑이 / 詩人  김용택

할머니는 동네에서 나쁜 일을 저지르는 놈들을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런 호랭이가 칵 물어갈 놈들! 지리산 호랭이는 저런 놈들
안 물어가고 어디서 뭣 하는지 모르겄다."
지리산에 호랑이가 살 때였다.
지금은 지리산에 호랑이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리산에 호랑이가 없다고 해서,
저렇게 나쁜 짓들을 뻔뻔하게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수만번 변해도 지리산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호랑이 발자국 / 손택수 시

가령 그런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해마다 눈이 내리면 호랑이 발자국과
모양새가 똑같은 신발에 장갑을 끼고
폭설이 내린 강원도 산간지대 어디를
엉금엉금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눈 그친 눈길을 얼마쯤 어슬렁거리다가
다시 눈이 내리는 곳 그쯤에서 행적을 감춘
사람인 것도 같고 사람 아닌 것도 같은
그런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래서
남한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들갑을 떨며 사람들이 몰려가고
호랑이 발자국 기사가 점점이 찍힌
일간지가 가정마다 배달되고
금강산에서 왔을까, 아니 백두산일 거야
호사가들의 입에 곶감처럼 오르내리면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이 복고풍 유행처럼 번져간다고 치자
아무도 증명할 수 없지만, 오히려 증명할 수 없어서
과연 영험한 짐승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게로군
해마다 번연히 실패할 줄 알면서도
가슴속에 호랑이 발자국 본을 떠오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고 치자 눈과 함께 왔다
눈과 함께 사라지는,가령
호랑이 발자국 같은 그런 사람이

 

 

 

쏘가리, 호랑이

                           이정훈

 

나는 가끔 생각한다

밤들이 강물 속에 살고 있는 거라고

범이 되고 싶었던 큰아버지는 얼룩얼룩한 가죽에 쇠촉 자국만 남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병창 아래 엎드려 있는 거라고

할애비는 밤마다 마당귀를 단단히 여몄다

아버지는 굴속 같은 고라댕이가 싫다고 산등강으로만 쏘다니다

생각나면 손가락만 하나씩 잘라먹고 날 뱉어냈다

우두둑, 소리에 앞 병창 귀퉁이가 와지끈 무너져 내렸고

손가락 세 개를 깨물어 먹고서야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가 밟고 다니던 병창 아래서 작살을 간다

바위너덜마다 사슴 떼가 몰려나와 청태를 뜯고

멧돼지, 곰이 덜컥덜컥 나뭇등걸 파헤치는 소리

내가 작살을 움켜쥐어 물속 산맥을 타넘으면

덩굴무늬 우수리 범이 가장 연한 물살을 꼬리에 말아 따라오고

내가 들판을 걸어가면

구름무늬 조선표범이 가장 깊은 바람을 부레에 감춰 끝없이 달려가고

수염이 났었을라나 큰아버지는,

덤불에서 장과를 주워먹고 동굴 속 낙엽잠이 들 때마다

내 송곳니는 점점 날카로워지고

짐승이 피를 몸에 바를 때마다

나는 하루하루 집을 잊고 아버지를 잊었다

벼락에 부러진 거대한 사스레나무 아래

저 물 밖 인간의 나라를 파묻어 버렸을 때

별과 별 사이 가득한 이끼가 내 눈의 흰창을 지우고

등줄기 가득 가시가 돋아났다 심장이 둘로 갈라져,

아가미 양쪽에서 퍼덕,

거, 리, 기, 시, 작, 했, 다

산과 산 사이

소沼 여울, 여울과 소가 끊일 듯, 끊일 듯 흘러간다

방 向한번 틀지 않고 수 십 대를 버티는 일가붙이들

지붕과 지붕이 툭툭 불거진 저 산 줄기줄기

큰아버지가 살고 할애비가 살고

해 지는 병창 바위처마에 걸터앉으면

언제나 아버지의 없는 손가락, 나는

 

병창: 절벽이라는 뜻의 강원도 사투리   고라댕이 :골짜기라는 뜻의 강원도 사투리

 

 

 

호랑이 벌목공

 

  벌목공 숙소엔 호랑이 가죽카펫이 있다

  카펫 위에서 잠을 자는 남자

 

  남자가 잠에 들 때마다 호랑이가 남자를 입는다

  쓰러진 자작나무를 일으켜 세우는 호랑이 그림자,

 

  흰 무늬 숲을 쏘다니기 시작한다

  컹컹 짖는다

  눈발 이는 곳으로 간다

  거기서 그냥 한참을 앉아있는다

 

  새벽은 비어 있고

  적막으로 비어 있고

 

  그걸 보는 나뭇가지에 맺힌 새소리로,

  이번엔 호랑이가 폭포수 밑에서 간다

 

  호랑이가 운다

  전기 톱날 돌아가는 소리로 운다

  첫 살의

  첫 도망침

  부러진 송곳니

 

  총포소리가 나자 호랑이가 죽었다

  하얀 자작나무가 호랑이였을까

  자작나무가 쓰러지자 호랑이는 또다시 죽었다

  호랑이 벌목공은 들녘에서 살아간다

 

 

호랑이는 고양이과다

               - 최정례(1955~ )

고양이가 자라서 호랑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미 열매 속에
교태스런 꽃잎과 사나운 가시를 감추었듯이
고양이 속에는 호랑이가 있다
작게 말아 구긴 꽃잎같이 오므린 빨간 혀 속에
현기증 나는 노란 눈알 속에

달빛은 충실하게 수세기를 흘러내렸을 것이고

고양이는 은빛 잠 속에서
이빨을 갈고 발톱을 뜯으며
짐승 속의 피와 야성을
쓰다듬고 쓰다듬었을 것이고

자기 본래의 어두운 시간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처럼
고양이,
눈 속에 살구빛 호랑이 눈알을 굴리고 있다

 

 

 

어리석은 호랑이

                     이민영

젊은이가 지나간다

호랑이는 그를

죽이려 하고있다

 

젊은이는 꾀를 부리고

호랑이는 자기가

형님인 줄 안다.

 

그 후 호랑이는 바보같이

어머니 드시라고

멧돼지를 놓고 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호랑이는

단식하다가

죽는다

 

어리석은 호랑이

영리한 젊은이

 

나라면..

꾀를 부리지 못해

죽었을것이다.

 

 

2022년 새해 윤도현의 아리랑 응원가로 힘찬 새해를 응원합니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아리랑을 응원가 버전으로 작곡 및 편곡한 음원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울릉도와 독도에서 
힘찬 새해를, 행복한 새해를
건강한 새해를, 복된 새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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