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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동 약령시장 맛집 박원기설렁탕 사장님의 특별한 식사 초대

함께하는 이웃들

by 진주쌤컴교실 2024. 4. 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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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어머니께서

손수 봄나물을 캐서 택배로 보내주셨는데

몇 년 전부터는 기력이 약해지셔서

어머니의 봄나물을 먹을 수가 없네요.

 

제기동 약령시장에서

박원기설렁탕 가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과 대화 중에

올해 봄나물을 한 번도 못 먹었다는 말을 했더니 

요즘 경동시장에 봄나물이 많이 나왔다고

나들이 삼아 경동시장 한 번 다녀가라고 하시면서 

저희 부부를 초대해 주셨어요.

 

사장님네 설렁탕 가게는 6시까지 영업이라 

5시가 조금 넘어 방문했습니다.

 

 

 

저희 부부를 위하여

사장님께서 손수

향긋한 봄나물을 무치고 계셨어요.

 

 

 

 

두릅, 엄나무순, 머위를 데쳐서

접시에 넘치도록 담아 내 오셨습니다.

 

 

 

 

취나물도 무치셨네요.

사모님 말씀에 의하면

구례가 고향이신 사장님께서는 

취나물은 무조건 지리산 취나물 이어야 한답니다.

 

이 취나물도 

사장님께서 직접 경동시장에서 구입하신

지리산 취나물이랍니다.

 

지리산 취나물이라고 하니

향기가 더욱 깊은 것 같았습니다.

 

 

 

 

 

김치를 보니 사장님의 과거가 떠오르네요.

 

수원에서 외식사업(레스토랑)을 크게 하셨을 때

음식 연구 차 외국에 가셨다가 

저녁 만찬에 김치가 나오는 것을 보고 너무 반가워서 

김치 리필을 받아 먹다 보니 

국산 김치가 아니라 일본 기무치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숙소로 돌아와 잠을 못 이루시고

우리 나라 김치를 알려야겠다고 다짐하시고 다짐하시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내내 김치 생각을 하시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잘 나가던 레스토랑을 접고

국내 최고의 호텔 요리사를 주방장으로 초빙하여 

한국 음식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김치 연구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최고의 주방장은 최고의 음식 뿐 아니라

호텔 음식에 버금가는 최고의 식기, 서비스까지

모두 주방장의 권한이고,

사장님은 매일 새벽 신선한 최고의 식재료를 공급하는 일을 했답니다.

 

가게는 원근각처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어

그야말로 요즘에야 흔히 볼 수 있는 줄 서기 '웨이팅'은 기본이었다고 합니다.

 

겉보기와는 달리 

잘나가는 식당이 4년 만에 20억원 적자를 내면서 

그동안 요식업계에서 쌓아 올렸던 탑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버렸답니다.

 

세계 속의 김치를 선보이고 싶었던 사장님의 계획은 무참히 물거품이 되었고......

 

그렇게 모든 것을 잃고

지금의 작은 설렁탕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지만, 

김치에 대한 연구는 멈추지 않고 계속 하셔서 

지금의 효소김치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 김치가 발효 사장님이 20억과 바꾼 김치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편은 무거웠지만, 맛있어서 입은 즐거웠답니다.

 

 

 

 

사장님과 사모님께 감동 받는 또 하나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시면서도 지역 사회 봉사에는 적극적이시라는 점 입니다.

매 월 한 차례씩 지역사회의 독거 어르신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원기설렁탕 상표 등록도 하셨네요.

 

 

 

 

사골 파우치는 전국으로

택배 배송도 하고 있답니다.

 

식당은 잘 되는 듯...

저희가 방문했던 시간이 5시가 조금 넘었는데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계셔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왕성했던 젊음의 열정은 식었어도

김치와 음식에 대한 사장님의 철학은 여전히 확고하신 박원기설렁탕 사장님

그분의 음식 철학을 알고 있기에

이 식탁은 더욱 특별합니다.

 

 

 

 

 

 

 

사모님께서는 도가니수육을 준비해 내오셨어요.

식탁이 차려지고 있을 즈음 전화가 사장님께 한 통 걸려왔어요.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딸과 손녀들의 목소리

 

할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하면서 생일 축하 노래가 흘러 나오네요.

 

오늘이 사장님 생신이었나 봅니다.

 

알았는데 그냥 있을 수 없어 제과점에서 케이크를 하나 준비해 왔습니다.

 

 

 

아까 버무리셨던 봄나물은

미나리무침이었어요.

향긋한 미나리도 제철이죠^^

 

 

 

 

 

사장님께서 준비하신 봄나물이 

사장님 생신 상차림이 되어 버렸네요.

 

 

 

 

가족들이 바빠서 가족 모임은 내일 하기로 하셨다기에

저희들이 생신 축하 노래도 불러 드리고 축하해 드렸답니다.

 

 

 

 

 

 

사장님 기분 좋으셔서 

사모님과 건배도 하시고......

두 분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몸에 좋은 도가니수육에 향긋한 봄나물까지 있으니 

이보다 훌륭한 봄 식탁이 어디 있겠습니까?

 

진한 사골 도가니탕 한그릇도 뚝딱!

 

음식은 말할것도 없이 맛있어서 

정말이지 배가 터지도록 과식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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